아쉽지만 생각보다 탄탄한 짜임새 |
서방세계에서 방랑하며 이곳저곳 떠돌던 주인공 윌리엄은 검은가루라고 불리는 강력한 무기를 찾아 중국으로 향하다 산적질을 일삼는 고산족에게 쫒겨 만리장성까지 오게 됩니다. 만리장성 병사들에게 붙잡힌 윌리엄과 동료는 이곳에서 타오테이라고 불리는 괴물들로부터 중국을 수호하기 위한 유일한 장벽임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그들의 전쟁을 돕기 시작합니다. 중국에서 인수한 헐리우드 영화제작사인 레전더리픽처스의 무협 판타지 괴수 영화입니다.
사실 예고편을 보고나서는 그다지 이영화를 영화관에서 보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특유의 망작, 킬링타임용 영화 냄새가 강하게 났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보고나서는 그냥뭐 괜찮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최근 할리우드 영화에는 거대한 중국자본가들이 많이 투자를 하고 있고 그만큼 중국 로케이션 촬영이나 배우들이 심심치 않게 등장해왔습니다. 할리우드 영화에서 다양한 인종의 배우들을 볼 수 있는 점은 좋았지만 굳이 중국관련 씬이 필요한가 싶을정도로 불필요하게 삽입되고 작위적인 설정들이 많이 나왔던 단점들도 익히 보아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그레이트월이라는 영화를 보기에 앞서 또한번 예상했던 점은 진정한 유치뽕짝 중국뽕영화겠구나라는 생각이 앞선것이 사실이었습니다. 그러나 보고나니 생각보다 망작인 상태는 아니었습니다. 유치하기 짝이 없는 소재와 이야기들 뿐인 영화입니다만은 이 모든것을 짊어진 감독이 생각보다 진지하게 접근한 느낌이 듭니다. 특유의 무협관련 연출이라던지 수많은 군사들이 형형색깔의 옷을 입고 등장하는 장면을 보면 이거 또 돈만쏟아부은 영화겠구나라고 생각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꽤나 안정적인 이야기 형태를 갖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어떻게보면 너무 뻔하기 때문에 형식적으로 만들수도 있었겠지만 적어도 그러지는 않았습니다. 누군가에게는 폭력적이고 잔인할 수 있지만 적당한 수준에서 전쟁씬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쉬운 부분은 초반부가 지나 만리장성에 진입한 순간부터 연출, 의상, 배경들이 지나치게 할리우드 스럽다는 점입니다. 만리장성 이전 장면들까지만 해도 정말 현실세계에서 고대에 일어날법한 묘사를 보여줬다면 갑자기 만리장성부터는 알록달록한 의상부터 CG로 표현한 괴수들의 등장때문인지 작품의 무게감이 가벼워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물론 무기들도 판타지 게임에 나올법한 실용성제로에 가까운 무기들이 화면을 가득 매웁니다. 그리고 크리처 디자인 또한 실망스러웠습니다. 지나치게 이질감이 느껴지지도 했지만 또 조금 심심하기도 했습니다. 물량공세를 위해 몰아붙이는 소모품으로만 전락한것은 아쉬웠습니다. 그러나 중국자본, 중국감독, 중국배우가 등장했다고 해서 너무 극단적인 거부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예전처럼 중국영화가 고유의 색을 갖고 있지도 그렇다고 신선한 소재를 가져오지도 않는 실정이라 외적으로는 성장했어도 내적으로는 성숙하지 못했다는 느낌은 있지만 저는 이것이 과도기라고 봅니다. 오히려 영화계를 망치고 있는 것은 그저 안일하게 제작하고마는 감독과 제작사의 잘못이 더욱 크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그레이트월은 뻔하고 유치하게 만들어진 철저한 기획영화입니다. 그리고 중국이 자랑스러워하는 자신들의 유산을 뽐내고 싶어하는 태도도 담겨있습니다. 그런면에서 과거에 장이모 감독의 영화를 좋아하셨던 팬들은 실망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한정적인 자원과 울타리 안에서 적어도 감독과 작가들은 진지하게 접근해서 영화를 열심히 만든 태도가 엿보였기 때문에 그 지점에서는 칭찬하고 싶습니다. 판타지 액션영화나 괴수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아이와 함께라도 한번 볼만한 영화인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플롯은 이 영화를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가볍게 보실만한 팝콘영화이니 시간나시는 분들은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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