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현 감독의 복귀작이기도 한 조작된 도시는 독튼한 설정을 바탕으로한 범죄액션 영화입니다. 줄거리를 간략하게 설명해드리겠습니다. pc방을 전전하며 생활하던 주인공은 잃어버린 핸드폰을 우연히 주워 돌려주러 갔다가 강간 살인범으로 누명을 쓰게 되고 억울한 옥살이를 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그는 가까스로 탈옥을 하면서 자신의 무죄를 믿어주는 친구들과 함께 이 사건을 해결하려 합니다. 과연 그의 범죄를 조작한 범인은 누구이며 그는 자신에게 씌어진 누명을 벗을 수 있는지 궁금하게 하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속도감이 상당히 빠르며 유쾌한 범죄 액션 영화 입니다. 유쾌하다는 의미는 어떻게 보면 무거운 주제와 소재를 가볍고 경쾌하게 다루면서도 개성있는 캐릭터들, 가소 과장된 상황들이 재치롭게 돋보여 마치 일본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그래서 보고나오면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은 암살총리범 누명을 쓴 주인공에게 매스컴이 프레임을 씌우고 개성있는 동료들의 도움을 받으며 3일간의 짧은 추격전 등 유사한 구조를 가진 일본영화 골든 슬럼버와 닮아있다고 느꼈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리메이크 준비중이라고도 하네요. 만화적인 상상력에 많이 의존하고 있는 듯한 이 영화는 교도소의 묘사장면이나 악당들이 사용하는 여러가지 특수장비들이 그러한 연출을 더욱 살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인공이 만들어낸 재미있는 아이템들이 사실은 만화나 혹은 미드에서 볼법한 상상력 넘치는 그런 소재와 무대들이 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실과는 상당히 괴리감을 느껴질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생소한 느낌으로 인해 이상하게 다가오지만 차차 전반적으로 영화의 톤과 컨셉에 잘 어울리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어떤 재밌는 아이템이 나올지 흥미롭게 호기심있게 영화를 계속 보게 됩니다. 그래서 설정이나 세계관이 현실적인 느낌이라기 보다는 약간 근 미래의 sf스럽기도 하고 약간 과장된 부분도 있어서 이런 정서랑은 안맞으실 분들도 계시겠지만 전반적으로 이 영화의 분위기 컨셉이 튄다라는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만화적이 설정에 거부감이 있거나 현실적인 이야기가 조금더 재밌다고 느끼시는 분들이 보기에는 약간 불편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최근의 영화들이 지나치게 무겁고 어렵고 정치적이고 시사적이고 보고나오면 너무 복잡한 생각이 들게 만드는 영화들이었다면 반대로 이 영화는 정말 가볍고 유쾌하게 즐기면서 볼 수 있는 오락영화 입니다.
영화 중반부에 등장하게 되는 악당의 경우 생각보다 매력적이었습니다. 전형적인 스테레오 타입의 악당이라고 보기에는 진짜 나쁜짓을 하기위해 태어난 악당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영화속에는 악당을 도와주는 또다른 조력자 악당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런 일을 하는 사람들이 이 영화 안에서는 굉장히 우리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 처럼 묘사되어서 그 부분에서 오히려 현실성이 느껴지면서 서늘한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평범해보이는 악당의 조력자들과는 반대로 주인공들은 굉장히 개성도 강하고 유쾌한 매력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사실 주인공 지창욱이 맡았던 권유의 상황은 상당히 비참하고 무겁고 우울하지만 그 주변의 등장인물들이나 영화 자체의 가벼운 매력들이 적절히 균형을 이루면서 상황은 심각하지만 보는 동안에는 유쾌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지창욱 배우의 경우는 액션배우 느낌이 물씬나는 액션연기를 선보였구요. 너무 튀거나 어색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습니다. 영화 자체가 만화적인 설정이 묻어있다보니 오바스러운 액션연기가 많지만 의외로 배우들의 연기는 그렇게 오바하지 않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것같습니다. 사실 이런 톤의 영화들의 경우에는 자칫 배우들이 과장된 연기를 할 수 있으나 조작된도시는 현실적인 연기톤으로 적절하고 무난하게 하고 있기때문에 감독이 영화와 배우들의 균현을 맞추기 위해 많은 애를 썼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또 하나는 이 영화는 액션영화이기 때문에 액션에 대한 물량공세가 대단합니다. 특히 차량액션에 굉장한 공을 들인 것 이 보입니다. 누가봐도 뻔한 폐차액션이 아닌 다양한 종류의 차종들이 등장하면서 박살나고 부서지며 날아다닙니다. 영화를 보면서 시원시원한 쾌감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주인공이 누명을 쓰고 이걸 해결해 나가는 부분이 굉장히 스피디하게 흘러가면서 따로 설명이 필요한 부분의 경우가 토막처럼 나올때도 있기때문에 영화를 보다 그 부분을 놓지면 스토리 연결이 조금은 엇나갈 수도 있겠다라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사건과 사건이 넘어갈때 개연성이 부족한 부분도 눈에 뜁니다. 원래 영화는 오래전에 완성되었으나 감독이 1년여간 편집을 하며 공을 들였다고는 하는데 보면서 편집이 좀 튀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이 영화는 편집보다는 재촬영, 보강을 했었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배경음악은 잘 묻히는 느낌도 듭니다. 그러나 그 외에 기술적인 완성도는 높다고 봅니다. 최근의 진지하고 무거운 영화들과는 달리 정말 유쾌하고 가볍게 보실만한 한국 액션영화를 찾으신다면 조작된도시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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